제가 처음 Ben Thompson의 Aggregator Theory를 보았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Ben Tompson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을 비롯한 지금의 성공적인 회사를 Aggregator Theory모델로 훌륭하게 설명해냈습니다.
Aggregator Theory에 의하면 — 구글 이전에는 원하는 기사(콘텐츠)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출판사를 찾아서 출판물을 읽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구글은 출판물의 개별 페이지와 기사를 한 곳으로 모음로서 유저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했습니다.
페이스북 이전에 광고주들은 TV와 같이 타겟 고객을 정의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광고를 집행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유저를 한 곳으로 모으고 프로필 데이터와 광고 정보를 통합함으로써 매우 효과적인 광고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채용 어그리게이터
채용 시장도 구글 이전, 페이스북 이전과 유사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기업은 모든 채용 플랫폼에 채용공고를 올리지 않습니다. 원티드에 올라온 채용공고가 잡코리아에 올라오지 않습니다. 잡코리아에 올라온 채용공고가 사람인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채용공고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구직자는 모든 채용 플랫폼에 접속해야 합니다.(이건 구직을 어느정도 해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게 문제인지 동의하지 못했었습니다.)
직행(zighang)은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플랫폼 별로 분산되어 있는 채용공고를 한 곳으로 모아 유저에게 제공합니다. 유저는 구글에 검색하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채용공고만 설정하여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채용 공고를 페이스북처럼 타겟화해 광고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더 이상 유저는 모든 채용 플랫폼을 접속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이게 새로운 형태의 어그리게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없었던 어그리게이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채용 공고 가지고 오기
직행은 1천 여개의 기업 홈페이지에서 채용 공고를 크롤링하여 채용 공고를 가지고 옵니다. 그런데 이것 만으로는 수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례없던 BM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원티드, 그룹바이와 같은 기업과 제휴를 맺어 채용 공고를 가지고 오는 것입니다.
직행의 BM은 독특합니다. 직행을 통해 채용 플랫폼에 접속해 합격하면 채용 플랫폼에서 수수료를 수취합니다. 저는 이 모델에서 한 가지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채용계의 구글 애드센스
바로 구글 애드센스입니다.
직행을 통해 채용 플랫폼에 접속해 합격하면 채용 플랫폼에서 수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직행-채용 플랫폼의 직접 연결이 아닌, 커뮤니티 운영자-채용 플랫폼의 연결도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직행은 중간다리 망)
즉, 커뮤니티 운영자나 뉴스레터 운영자가 직행의 링크를 공유해 합격하면 운영자에게 수수료를 제공하는 모델이 가능합니다. 채용계의 구글 애드센스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타겟 시장이 구직자에서 직장인, 그 이상으로 확대되게 됩니다. 구직자에게만 노출하는 사람인, 잡코리아가 아니라 직장인이 이용하는 리멤버, 링크드인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넘어서 시니어 대상 뉴스레터, IT 관련 커뮤니티, 개발 관련 유튜브에도 개개인이 직행의 링크를 공유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무지하게 큰 시장이 됩니다. 저는 여기의 직행의 폭발적 성장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생각을 거쳐 — 더욱이 Ben Thompson의 Aggregatory Theory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 저는 직행에 엔젤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투자가 옳기를 믿습니다.